지수 사 모으기 — 가장 비싼 날에만 샀다면
지수에 오래 돈을 넣을 때 가장 큰 걱정은 '하필 꼭대기에서 사면 어떡하나'입니다. 그래서 같은 돈을 네 가지 방법으로 넣었을 때를 실제 지수 종가로 거꾸로 계산했습니다. 두 극단 — 해마다 가장 비싼 날과 가장 싼 날 — 은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날짜라, 평범한 방법이 그 사이 어디쯤인지 보려는 장치입니다.
이 화면이 전하려는 것
지수 투자에서 결과를 가장 크게 가르는 것은 언제 샀느냐보다 팔지 않고 얼마나 오래 들고 있었느냐입니다. 지수 투자는 머리보다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 꼭대기에서만 사도 — 아래 '해마다 가장 비싼 날에만'은 운이 가장 나빴던 사람입니다. 그 사람도 팔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는지가 첫 번째 숫자입니다.
- 날짜를 잘 고른 값과 들고 있었던 값을 나란히 놓습니다. 어느 쪽이 큰지가 '타이밍'과 '시간' 중 무엇이 결과를 더 갈랐는지를 보여 줍니다.
- 버티는 대가도 숨기지 않습니다. 다달이 넣는 동안 계좌가 넣은 돈보다 작아진 때와 지수가 가장 크게 빠진 구간을 그림으로 냅니다. 그때 판 사람은 위 결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 지수가 오래가는 까닭은 종목을 스스로 갈아 끼우기 때문입니다. 쇠퇴한 회사는 빠지고 새로 커진 회사가 들어와, 들고만 있어도 그때그때 큰 회사를 따라가게 됩니다(지수의 종목 교체).
나스닥 종합 · 최근 3년
2023년 10월 16일부터 2026년 10월 15일까지 다달이 100만 원씩, 모두 3,600만 원을 넣는다고 했을 때입니다. 해마다 가장 비싼 날에만 한 해 몫을 넣었어도 지금 4,271만 원, 넣은 돈 대비 +18.7%입니다.
| 넣는 방법 | 지금 | 수익률 |
|---|---|---|
| 처음에 한 번에(거치식) | 7,087만 원 | +96.9% |
| 다달이 같은 금액(적립식) | 4,980만 원 | +38.3% |
| 해마다 가장 비싼 날에만 | 4,271만 원 | +18.7% |
| 해마다 가장 싼 날에만 | 6,186만 원 | +71.8% |
2023.10.16 13567.98 2026.10.15 26713.03
버티는 동안 — 다달이 넣은 계좌가 지나온 길
- 36번 넣은 날 가운데 계좌가 넣은 돈보다 작았던 날은 1번입니다. 가장 나빴던 때는 2025년 4월로, 넣은 돈 대비 -3.3%였습니다.
- 이 기간 나스닥 종합 지수가 가장 크게 빠진 것은 2024년 12월 고점에서 2025년 4월까지 -24.3%입니다. 여기서 판 사람과 들고 있던 사람의 결과가 갈렸습니다.
나스닥 종합에 투자하는 ETF
지수 자체는 살 수 없어서, 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든 ETF를 삽니다. 나스닥 종합 쪽에서 대표로 쓰이는 지수는 나스닥100이고, 이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이런 이름으로 거래됩니다.
- 국내 상장: KODEX 미국나스닥100 · TIGER 미국나스닥100
- 미국 상장: QQQ · QQQM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끼리는 담는 내용이 거의 같습니다. 서로 다른 것은 총보수·순자산 규모·거래량이고, 보수는 운용사가 자주 바꾸므로 거래 전에 운용사 공시에서 확인합니다. 위 계산은 ETF가 아니라 지수 자체로 한 것입니다. 이름 읽는 법은 ETF 이름 읽는 법에 있습니다.
이 숫자에서 읽을 것
위 기간에 해마다 가장 싼 날만 고른 사람과 가장 비싼 날만 고른 사람의 차이는 1,914만 원, 넣은 돈의 53.2%입니다. 가장 비싼 날만 고른 사람과 아예 넣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18.7%입니다. 두 차이 가운데 어느 쪽이 큰지가 '언제 사느냐'와 '들고 있느냐' 중 무엇이 결과를 더 갈랐는지를 말해 줍니다.
결과는 그 기간에 지수가 어떻게 움직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시장과 기간을 바꿔 보면, 지수가 제자리이거나 내린 구간에서는 어떤 방법도 손실을 막아 주지 못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숫자는 앞으로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 주장을 받치는 연구와 책
위 숫자는 이 사이트가 가진 지수 몇 개로 낸 것입니다. 같은 이야기를 더 긴 기간, 더 많은 자료로 확인한 연구와 이름난 투자자들의 글을 주장별로 모았습니다. 마지막 묶음은 이 주장이 맞지 않았던 경우입니다.
1. 종목을 고르기보다 바구니 전체를 사는 쪽이 대체로 낫다
- 워런 버핏의 10년 내기 — 버크셔 해서웨이 2017년 주주서한
2008~2017년 S&P 500 인덱스 펀드와 헤지펀드 전문가가 고른 펀드 묶음 5개를 겨뤘습니다. 인덱스 펀드가 연 8.5%였고 펀드 묶음 다섯은 연 0.3~6.5%로, 다섯 모두 인덱스 펀드에 뒤졌습니다. - 워런 버핏의 유언 지시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주주서한
아내 몫으로 남길 돈은 90%를 보수가 아주 낮은 S&P 500 인덱스 펀드에, 10%를 단기 국채에 넣으라고 적었습니다. - 헨드릭 베셈바인더 — 「Do Stocks Outperform Treasury Bill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2018
1926~2016년 미국 상장 주식 약 2만 6천 개를 보니 상위 4% 종목이 시장 전체가 만든 순이익을 다 만들었고, 절반이 넘는 종목은 상장 기간 수익이 단기 국채보다 못했습니다. 그 4%를 미리 고르기 어려우니 전부 담는다는 근거입니다. - S&P 다우존스 지수 SPIVA 보고서 — 해마다 발표
기간을 길게 볼수록 기준 지수를 이기지 못한 액티브 펀드의 비율이 커집니다. 15년쯤 보면 미국 대형주 펀드의 대다수가 지수에 뒤졌습니다. - 존 보글 —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The Little Book of Common Sense Investing)」, 2007
인덱스 펀드를 처음 대중화한 뱅가드 창업자입니다.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지 말고 건초 더미를 사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 버턴 말킬 — 「랜덤워크 투자수업(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1973
눈을 가린 원숭이가 다트로 고른 종목도 전문가의 선택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비유로, 시장 전체를 싸게 사는 펀드를 일찍부터 주장했습니다.
2. 언제 사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느냐
- 찰스 슈왑 연구 — 「Does Market Timing Work?」, Schwab Center for Financial Research
20년 동안 해마다 같은 돈을 넣는 다섯 사람을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완벽한 때에 넣은 사람 > 바로 넣은 사람 > 다달이 나눠 넣은 사람 > 해마다 가장 나쁜 때에 넣은 사람 > 현금으로 둔 사람 차례였고, 가장 나쁜 때에 넣은 사람도 현금으로 둔 사람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이 화면의 네 방법은 이 연구와 같은 짜임을 국내외 지수로 다시 계산한 것입니다. - 뱅가드 연구 — 「Dollar-cost averaging just means taking risk later」, 2012
미국·영국·호주의 과거 자료에서 목돈을 한 번에 넣은 쪽이 나눠 넣은 쪽보다 앞선 경우가 약 3분의 2였습니다. 시장에 일찍, 오래 머문 돈이 유리했다는 뜻입니다. 나눠 넣기의 값은 수익보다 마음 편하게 버티게 해 주는 데 있습니다. - 앙드레 코스톨라니 — 여러 저서(국내 번역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등)
'주식을 사고 수면제를 먹고 몇 년 뒤에 깨어나라'는 말로 널리 인용됩니다. 시세를 매일 보지 않는 것이 버티는 방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3. 자주 사고팔면, 특히 빠질 때 팔면 잃는다
- 브래드 바버·테런스 오딘 — 「Trading Is Hazardous to Your Wealth」, Journal of Finance, 2000
1991~1996년 미국 증권사 개인 계좌 6만 6천여 가구를 보니 시장은 연 17.9%였는데 평균 가구는 16.4%, 가장 자주 사고판 20% 가구는 11.4%였습니다. 사고팔수록 수수료와 잘못 고른 때가 쌓였습니다. - 모닝스타 「Mind the Gap」 — 해마다 발표
펀드 자체의 수익률보다 그 펀드에 돈을 넣은 사람들이 실제로 얻은 수익률이 낮게 나옵니다. 오른 뒤에 들어오고 빠진 뒤에 나간 시점 때문입니다. - 벤저민 그레이엄 —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 1949
시장을 날마다 기분이 바뀌는 동업자 '미스터 마켓'에 비유하고, 그 기분을 따라 사고팔지 말라고 했습니다. '투자자의 가장 큰 문제, 가장 나쁜 적은 아마 자기 자신일 것'이라는 문장이 이 책에 있습니다.
4. 반대쪽 근거 — 이 주장이 늘 맞지는 않는다
- 필립 조리온·윌리엄 괴츠만 — 「Global Stock Markets in the Twentieth Century」, Journal of Finance, 1999
20세기 여러 나라 주식시장을 보면 미국처럼 100년 동안 끊기지 않고 높은 수익을 낸 시장은 드물었고, 전쟁·몰수로 시장이 아예 멈춘 나라도 있었습니다. 위 연구 대부분이 미국 자료라 다른 시장에 그대로 옮길 수 없습니다. - 일본 닛케이 225 — 지수 기록
1989년 말 고점을 2024년 2월에야 넘었습니다. 그 고점 언저리에 넣고 버틴 사람은 30년 넘게 원금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 이 화면의 코스닥 5년 — 위 계산
같은 방법으로 넣고 버텨도 그 기간 지수가 내리면 손실입니다. '오래 들고 있기'는 오르는 지수를 전제로 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이 맞지 않는 돈과 사람
'오래 들고 있기'가 전제라서, 그 전제를 지킬 수 없으면 위 숫자는 남의 이야기가 됩니다.
- 5년 안에 쓸 돈 — 결혼·전세금·집값처럼 날짜가 정해진 돈은 하필 빠진 때 꺼내야 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실선이 점선 아래에 있던 기간이 그 위험입니다.
- 빠질 때마다 팔게 되는 경우 — 계좌가 넣은 돈 아래로 내려간 달에 팔면 손실이 그대로 확정되고, 이후 회복은 받지 못합니다.
- 남이 번 종목으로 갈아타는 경우 — 옆에서 한 종목으로 크게 벌었다는 말에 지수를 팔고 옮기기를 되풀이하면 '들고 있던 시간'이 매번 0으로 돌아갑니다.
개별 종목도 하고 싶다면 계좌를 나누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계좌(예: 퇴직연금처럼 오래 꺼내지 않는 계좌)는 지수만 꾸준히 사고 건드리지 않으며, 다른 계좌에서만 종목을 사고팝니다. 손이 갈 길을 처음부터 막아 두는 장치입니다.
이 계산이 가정한 것
- 가격 지수로 계산했습니다. 배당이 빠져 있어 실제로 배당을 다시 넣는 지수 투자보다 결과가 낮게 나옵니다.
- S&P 500·나스닥은 달러 기준입니다. 원·달러 환율 변화가 빠져 있습니다.
- '나스닥 종합'은 나스닥 거래소 상장 종목 전체로 만든 지수입니다. 큰 종목 100개만 담는 나스닥100과는 다른 지수입니다.
- 세금·보수·매매 수수료를 빼지 않았고, 지수를 그대로 살 수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 거치식은 첫 거래일에 전부, 적립식은 다달이 같은 날짜 이후 첫 거래일에, 가장 비싼 날·싼 날은 12개월 구간마다 한 해 몫을 종가에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