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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사 모으기 — 가장 비싼 날에만 샀다면

지수에 오래 돈을 넣을 때 가장 큰 걱정은 '하필 꼭대기에서 사면 어떡하나'입니다. 그래서 같은 돈을 네 가지 방법으로 넣었을 때를 실제 지수 종가로 거꾸로 계산했습니다. 두 극단 — 해마다 가장 비싼 날과 가장 싼 날 — 은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날짜라, 평범한 방법이 그 사이 어디쯤인지 보려는 장치입니다.

이 화면이 전하려는 것

지수 투자에서 결과를 가장 크게 가르는 것은 언제 샀느냐보다 팔지 않고 얼마나 오래 들고 있었느냐입니다. 지수 투자는 머리보다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1. 꼭대기에서만 사도 — 아래 '해마다 가장 비싼 날에만'은 운이 가장 나빴던 사람입니다. 그 사람도 팔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는지가 첫 번째 숫자입니다.
  2. 날짜를 잘 고른 값과 들고 있었던 값을 나란히 놓습니다. 어느 쪽이 큰지가 '타이밍'과 '시간' 중 무엇이 결과를 더 갈랐는지를 보여 줍니다.
  3. 버티는 대가도 숨기지 않습니다. 다달이 넣는 동안 계좌가 넣은 돈보다 작아진 때와 지수가 가장 크게 빠진 구간을 그림으로 냅니다. 그때 판 사람은 위 결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4. 지수가 오래가는 까닭은 종목을 스스로 갈아 끼우기 때문입니다. 쇠퇴한 회사는 빠지고 새로 커진 회사가 들어와, 들고만 있어도 그때그때 큰 회사를 따라가게 됩니다(지수의 종목 교체).

나스닥 종합 · 최근 10년

2016년 10월 17일부터 2026년 10월 15일까지 다달이 100만 원씩, 모두 1억 2,000만 원을 넣는다고 했을 때입니다. 해마다 가장 비싼 날에만 한 해 몫을 넣었어도 지금 2억 5,897만 원, 넣은 돈 대비 +115.8%입니다.

  • 처음에 한 번에(거치식) 6억 1,647만 원
  • 다달이 같은 금액(적립식) 3억 8만 원
  • 해마다 가장 비싼 날에만 2억 5,897만 원
  • 해마다 가장 싼 날에만 3억 6,457만 원
네 방법 모두 넣은 돈은 1억 2,000만 원으로 같습니다. 막대는 지금 평가액입니다.
네 방법 모두 넣은 돈 1억 2,000만 원
넣는 방법지금수익률
처음에 한 번에(거치식) 6억 1,647만 원 +413.7%
다달이 같은 금액(적립식) 3억 8만 원 +150.1%
해마다 가장 비싼 날에만 2억 5,897만 원 +115.8%
해마다 가장 싼 날에만 3억 6,457만 원 +203.8%

2016.10.17 5199.82 2026.10.15 26713.03

같은 기간 나스닥 종합 지수 자체는 +413.7% 움직였습니다.

버티는 동안 — 다달이 넣은 계좌가 지나온 길

실선이 계좌 평가액, 점선이 그때까지 넣은 돈입니다. 맨 위가 3억 8만 원, 왼쪽 끝이 2016.10, 오른쪽 끝이 2026.10입니다. 실선이 점선 아래로 내려간 구간이 '팔고 싶어지는' 때입니다.
  • 120번 넣은 날 가운데 계좌가 넣은 돈보다 작았던 날은 1번입니다. 가장 나빴던 때는 2020년 3월로, 넣은 돈 대비 -1.8%였습니다.
  • 이 기간 나스닥 종합 지수가 가장 크게 빠진 것은 2021년 11월 고점에서 2022년 12월까지 -36.4%입니다. 여기서 판 사람과 들고 있던 사람의 결과가 갈렸습니다.

나스닥 종합에 투자하는 ETF

지수 자체는 살 수 없어서, 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든 ETF를 삽니다. 나스닥 종합 쪽에서 대표로 쓰이는 지수는 나스닥100이고, 이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이런 이름으로 거래됩니다.

  • 국내 상장: KODEX 미국나스닥100 · TIGER 미국나스닥100
  • 미국 상장: QQQ · QQQM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끼리는 담는 내용이 거의 같습니다. 서로 다른 것은 총보수·순자산 규모·거래량이고, 보수는 운용사가 자주 바꾸므로 거래 전에 운용사 공시에서 확인합니다. 위 계산은 ETF가 아니라 지수 자체로 한 것입니다. 이름 읽는 법은 ETF 이름 읽는 법에 있습니다.

이 숫자에서 읽을 것

위 기간에 해마다 가장 싼 날만 고른 사람과 가장 비싼 날만 고른 사람의 차이는 1억 560만 원, 넣은 돈의 88.0%입니다. 가장 비싼 날만 고른 사람과 아예 넣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115.8%입니다. 두 차이 가운데 어느 쪽이 큰지가 '언제 사느냐'와 '들고 있느냐' 중 무엇이 결과를 더 갈랐는지를 말해 줍니다.

  • 언제 샀느냐 +88.0%
  • 들고 있었느냐 +115.8%
'언제 샀느냐'는 해마다 가장 싼 날만 고른 사람과 가장 비싼 날만 고른 사람의 차이, '들고 있었느냐'는 가장 비싼 날만 고른 사람과 아예 넣지 않은 사람의 차이입니다. 둘 다 넣은 돈 대비 %입니다.

결과는 그 기간에 지수가 어떻게 움직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시장과 기간을 바꿔 보면, 지수가 제자리이거나 내린 구간에서는 어떤 방법도 손실을 막아 주지 못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숫자는 앞으로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 주장을 받치는 연구와 책

위 숫자는 이 사이트가 가진 지수 몇 개로 낸 것입니다. 같은 이야기를 더 긴 기간, 더 많은 자료로 확인한 연구와 이름난 투자자들의 글을 주장별로 모았습니다. 마지막 묶음은 이 주장이 맞지 않았던 경우입니다.

1. 종목을 고르기보다 바구니 전체를 사는 쪽이 대체로 낫다

  • 워런 버핏의 10년 내기 — 버크셔 해서웨이 2017년 주주서한
    2008~2017년 S&P 500 인덱스 펀드와 헤지펀드 전문가가 고른 펀드 묶음 5개를 겨뤘습니다. 인덱스 펀드가 연 8.5%였고 펀드 묶음 다섯은 연 0.3~6.5%로, 다섯 모두 인덱스 펀드에 뒤졌습니다.
  • 워런 버핏의 유언 지시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주주서한
    아내 몫으로 남길 돈은 90%를 보수가 아주 낮은 S&P 500 인덱스 펀드에, 10%를 단기 국채에 넣으라고 적었습니다.
  • 헨드릭 베셈바인더 — 「Do Stocks Outperform Treasury Bill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2018
    1926~2016년 미국 상장 주식 약 2만 6천 개를 보니 상위 4% 종목이 시장 전체가 만든 순이익을 다 만들었고, 절반이 넘는 종목은 상장 기간 수익이 단기 국채보다 못했습니다. 그 4%를 미리 고르기 어려우니 전부 담는다는 근거입니다.
  • S&P 다우존스 지수 SPIVA 보고서 — 해마다 발표
    기간을 길게 볼수록 기준 지수를 이기지 못한 액티브 펀드의 비율이 커집니다. 15년쯤 보면 미국 대형주 펀드의 대다수가 지수에 뒤졌습니다.
  • 존 보글 —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The Little Book of Common Sense Investing)」, 2007
    인덱스 펀드를 처음 대중화한 뱅가드 창업자입니다.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지 말고 건초 더미를 사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 버턴 말킬 — 「랜덤워크 투자수업(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1973
    눈을 가린 원숭이가 다트로 고른 종목도 전문가의 선택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비유로, 시장 전체를 싸게 사는 펀드를 일찍부터 주장했습니다.
  • S&P 500 인덱스 펀드 8.5%
  • 펀드 묶음 C 6.5%
  • 펀드 묶음 B 3.6%
  • 펀드 묶음 E 2.4%
  • 펀드 묶음 A 2.0%
  • 펀드 묶음 D 0.3%
버핏의 10년 내기(2008~2017) 연평균 수익률. 펀드 이름은 공개되지 않아 서한도 A~E로 적었습니다. 출처: 버크셔 해서웨이 2017년 주주서한.

2. 언제 사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느냐

  • 찰스 슈왑 연구 — 「Does Market Timing Work?」, Schwab Center for Financial Research
    20년 동안 해마다 같은 돈을 넣는 다섯 사람을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완벽한 때에 넣은 사람 > 바로 넣은 사람 > 다달이 나눠 넣은 사람 > 해마다 가장 나쁜 때에 넣은 사람 > 현금으로 둔 사람 차례였고, 가장 나쁜 때에 넣은 사람도 현금으로 둔 사람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이 화면의 네 방법은 이 연구와 같은 짜임을 국내외 지수로 다시 계산한 것입니다.
  • 뱅가드 연구 — 「Dollar-cost averaging just means taking risk later」, 2012
    미국·영국·호주의 과거 자료에서 목돈을 한 번에 넣은 쪽이 나눠 넣은 쪽보다 앞선 경우가 약 3분의 2였습니다. 시장에 일찍, 오래 머문 돈이 유리했다는 뜻입니다. 나눠 넣기의 값은 수익보다 마음 편하게 버티게 해 주는 데 있습니다.
  • 앙드레 코스톨라니 — 여러 저서(국내 번역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등)
    '주식을 사고 수면제를 먹고 몇 년 뒤에 깨어나라'는 말로 널리 인용됩니다. 시세를 매일 보지 않는 것이 버티는 방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3. 자주 사고팔면, 특히 빠질 때 팔면 잃는다

  • 브래드 바버·테런스 오딘 — 「Trading Is Hazardous to Your Wealth」, Journal of Finance, 2000
    1991~1996년 미국 증권사 개인 계좌 6만 6천여 가구를 보니 시장은 연 17.9%였는데 평균 가구는 16.4%, 가장 자주 사고판 20% 가구는 11.4%였습니다. 사고팔수록 수수료와 잘못 고른 때가 쌓였습니다.
  • 모닝스타 「Mind the Gap」 — 해마다 발표
    펀드 자체의 수익률보다 그 펀드에 돈을 넣은 사람들이 실제로 얻은 수익률이 낮게 나옵니다. 오른 뒤에 들어오고 빠진 뒤에 나간 시점 때문입니다.
  • 벤저민 그레이엄 —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 1949
    시장을 날마다 기분이 바뀌는 동업자 '미스터 마켓'에 비유하고, 그 기분을 따라 사고팔지 말라고 했습니다. '투자자의 가장 큰 문제, 가장 나쁜 적은 아마 자기 자신일 것'이라는 문장이 이 책에 있습니다.
  • 시장 전체 17.9%
  • 평균 가구 16.4%
  • 가장 자주 사고판 20% 11.4%
1991~1996년 미국 개인 계좌의 연 수익률. 출처: Barber & Odean, Journal of Finance, 2000.

4. 반대쪽 근거 — 이 주장이 늘 맞지는 않는다

  • 필립 조리온·윌리엄 괴츠만 — 「Global Stock Markets in the Twentieth Century」, Journal of Finance, 1999
    20세기 여러 나라 주식시장을 보면 미국처럼 100년 동안 끊기지 않고 높은 수익을 낸 시장은 드물었고, 전쟁·몰수로 시장이 아예 멈춘 나라도 있었습니다. 위 연구 대부분이 미국 자료라 다른 시장에 그대로 옮길 수 없습니다.
  • 일본 닛케이 225 — 지수 기록
    1989년 말 고점을 2024년 2월에야 넘었습니다. 그 고점 언저리에 넣고 버틴 사람은 30년 넘게 원금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 이 화면의 코스닥 5년 — 위 계산
    같은 방법으로 넣고 버텨도 그 기간 지수가 내리면 손실입니다. '오래 들고 있기'는 오르는 지수를 전제로 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이 맞지 않는 돈과 사람

'오래 들고 있기'가 전제라서, 그 전제를 지킬 수 없으면 위 숫자는 남의 이야기가 됩니다.

  • 5년 안에 쓸 돈 — 결혼·전세금·집값처럼 날짜가 정해진 돈은 하필 빠진 때 꺼내야 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실선이 점선 아래에 있던 기간이 그 위험입니다.
  • 빠질 때마다 팔게 되는 경우 — 계좌가 넣은 돈 아래로 내려간 달에 팔면 손실이 그대로 확정되고, 이후 회복은 받지 못합니다.
  • 남이 번 종목으로 갈아타는 경우 — 옆에서 한 종목으로 크게 벌었다는 말에 지수를 팔고 옮기기를 되풀이하면 '들고 있던 시간'이 매번 0으로 돌아갑니다.

개별 종목도 하고 싶다면 계좌를 나누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계좌(예: 퇴직연금처럼 오래 꺼내지 않는 계좌)는 지수만 꾸준히 사고 건드리지 않으며, 다른 계좌에서만 종목을 사고팝니다. 손이 갈 길을 처음부터 막아 두는 장치입니다.

이 계산이 가정한 것

  • 가격 지수로 계산했습니다. 배당이 빠져 있어 실제로 배당을 다시 넣는 지수 투자보다 결과가 낮게 나옵니다.
  • S&P 500·나스닥은 달러 기준입니다. 원·달러 환율 변화가 빠져 있습니다.
  • '나스닥 종합'은 나스닥 거래소 상장 종목 전체로 만든 지수입니다. 큰 종목 100개만 담는 나스닥100과는 다른 지수입니다.
  • 세금·보수·매매 수수료를 빼지 않았고, 지수를 그대로 살 수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 거치식은 첫 거래일에 전부, 적립식은 다달이 같은 날짜 이후 첫 거래일에, 가장 비싼 날·싼 날은 12개월 구간마다 한 해 몫을 종가에 넣었습니다.

지수와 ETF가 무엇인지는 용어 매거진의 주가지수·ETF·복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